일상

눈이 내린 후

From a distance 2012. 12. 9. 19:37

어제는 지난 한 주간 눈이 많이 내려 길도 미끄럽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수영장 가는 길에 큰아이를 알바하는 곳에 내려준 후 수영장 행. 그런데 가다보니 도로 상태가 비교적 좋다.

그래서 마음이 바뀌어 밭에가서 일좀하고 오는 길에 수영장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차는 밭으로 향했다. 밭으로 향하는 도로의 눈은 대부분 다 녹았다. 그러나 도착한 밭의 눈은 그대로 였으며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핸드폰의 밧데리를 충전하느라 가져가지 않은 것이 아쉬움~ 장화를 갈아 신고, 비닐 하우스안에 그대로 둔 들깨를 정리하다보니 필요한 도구가 없어 1차만 걸러냈고, 다음 주에 한번 더 가서 뒷처리를 해야겠다.

눈으로 덮인 밭은 나에게 휴식할 시간을 확실히 주는것 같다. ㅋ~

약 3시가 되어 돌아오는 길에 윗 밭의 도로 반대편에는 산을 깎아 내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알고보니 어느 전자회사 신축공사를 위한 작업이다. 그것을 보니 이번 기회에 그곳에서 나오는 흙을 받아 심하게 골진 윗밭을 채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돌려 가보니 마침 아산소재 작은 토건업체의 사장님이 포크레인을 점검중~ 그 분께 상황을 설명하고 잠시 그 분과 흙메울 밭으로 갔다. 말을 하다보니 공사현장의 흙은 약 1개월간에 걸쳐 파낼 것인데 날씨가 좋은 날을 택해 밭의 골에 흙을 채우는게 좋겠다는것, 비용은 조금 깎아서 180만원에(포크레인 포함) 하기로 했다. 이번에 눈이 오지 않았으면 다음 주 중으로 신속히 일처리를 할 수 있었을텐데 워낙 눈이 많이와서 과연 언제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은 그동안 약 8개월 가까이 주말에 텃밭 식물을 돌보느라 가지못한 성당을 갔다.

집에서 약 2km되는 거리라서 출퇴근 길에 사용하는 나의 애마 자전거를 타고 갔다. 눈길에 자전거를 타는 것은 스릴 만점이다. 10cm이상의 두꺼운 눈길은 생각보다 마찰력이 아주 컸고, 그래서 페달을 아주 힘껏 밟아야 겨우 나아갈 수 있다. 잠깐 실수 하면 넘어질 수 도 있는 상황이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오랫만에 뵌 몇몇 형제들이 참 반가웠다. 옆집 베로니카님께서는 성가단장 봉사활동을 하셨고~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바오로회장님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요즘 안보이신단다. 미사중 신부님의 강론 시간에는 또 다른 사건(?)이 있었음을 신부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역시 모든 것은 비우지 못하는 데서 비롯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상대를 오해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더해져야 겠고.  미사후 북쪽의 성당내 공간(먼 훗날 새성당을 지을)의 쌓인 눈을 치웠다. 지금 지어진 성당을 그곳에 자리했으면 따스한 남쪽은 눈도 쉽게 녹을텐데, 더 멋진 성당을 먼 훗날 다시 짓겠다는 욕심(?)때문에 이런 모습이 아닌가 하며 비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다시 생각케 했다. 성당의 주일 미사는 아직 신자 수가 적어서 그런지 교중미사 밖에 없다. 지역 인구 대비 가톨릭 신자수가 아직은 적은것 같다.  신자가 많아지려면 성당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향기가 짙어야 할텐데...... 그 향기는 신부님과 우리 신자의 몫이니 모두가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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