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작은형제들 - 가난

From a distance 2007. 12. 16. 01:50

오늘 MBC TV에서 늦은 시간에 소중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집사람이 이곳 저곳 채널을 보다가 내가 보고싶어할 거라며 채널을 고정해서 컴에 앉아있다가 TV를 보게되었다.

 

'내 생애의 모든 것-수도원의 작은 형제들'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었는데 8년전(1999년) 성 프란체스코의 정신을 이어받아 '내 생애의 모든 것'을 헌신과 봉사에 쏟겠다고 다짐했던 작은형제회(프란체스코 수도원)의 젊은 수련수사들의 이야기였다.

 

수도원의 수사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것 중 하나는 소유하지 않는다는것.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살다가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삶, 그저 가난하고 낮은 곳에서 '내 생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수도자들. 젊은 그들이 택한 인생은 웬지 눈물을 글썽이게 하고 목이 메이게한다.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표현이 맞기는 할텐데 이를 계기로 가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가난이라는 환경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가난을 저주하게 되기도 하고 오히려 작은 형제들과 같이 가난을 스스로 택하기도 하는것 같다. 나는 어떠한가? 약 35년전, 10대 초반의 나는 가난을 저주했고 이는 우리 가족들 모두, 아니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마찬가지 였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난을 떨쳐버리기위해 성실히,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게 된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오히려 가난이 올바른 인생관을 가지게 된 동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난은 소중한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인가 부족한 가운데서 열심히 하다보면 하느님께서 하나 하나 채워주심에 감사들 드리면서 살 수 있기때문이다.

 

그런데 가난이라는 환경을 무리하게 떨쳐버리려 하게되면 즉, 과도한 욕심을 내게 되면 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함을 주변에서 쉽게 보게된다. 금전적인것을 포함하여 모든면에서 욕심을 내기 보다는 가난이, 무엇인가 부족함이 백배, 천배, 만배 훨씬 더 좋은것임을 다시 깨닫는다.